손톱만큼 자라는 우리 아이들
특수학교에서의 시간은 쉼 없이 지나간다. 아침에 스쿨버스에서 학생들을 인솔한 후 한순간도 끊임없이 일이 이어진다. 교과수업을 하고 점심식사시간에는 어디로 밥을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소란스럽다. 소란스러움 속에서 정신없이 밥을 먹고 나서 오후수업을 하고 하교시키면 온 몸이 축 늘어질 때가 많다. 하지만 마음만은 항상 기쁘고 얼굴엔 웃음과 미소가 떠나지 않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일반학교에 비해 힘들지만 나에게는 천사와 같은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몸은 불편하고 말은 잘 못하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표정에서 ‘나는 천사다’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너무나 똑똑하고 말을 잘해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반아이들과는 달리 여기 아이들은 친구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다. 하루에 2번씩 옷에 대변을 보는 여학생의 몸을 씻기고 옷을 빠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16살 6학년 남학생이 매일 옷에 2번씩 소변을 보는 옷을 빨 때도 있다. 15살 남학생이 화장실 밖에서 설사를 하고 옷을 모두 벗어 화장실안을 변으로 여기저기 묻혀놓아 대청소를 할 때도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다.
내가 더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몸은 힘들지만 마음만은 항상 기쁘고 행복하였다.
5년의 근무기간을 마치고 3년전에 일반학교의 특수교사로 부임하였다. 3학년 5학년 6학년 여학생을 열린반에서 만났다. 두 학생은 특수학교 교육과정이 필요한 아이들이었고 한 학생은 일반교육과정으로 지도하면 되었다. 처음 3~4월은 특수학급 교육과정과 방과후 계획 등 사무적인 업무로 바빴다. 4월 말쯤 어느정도 업무가 마무리되니 아이들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 자리에서 너무 자주 일어나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였다. 거기다 엄지손가락을 항상 입안에 넣고 빨아 앞니를 교정할 정도였다. 먼저 착석지도를 하였다. 한달정도 보조교사와 함께 지도한 결과 지금은 학습이 이루어질 정도로 의자에 잘 앉아 있다. 그리고 손을 빠는 행동도 여러 가지 자극을 줘서 처음보다 덜 빨게 되어 지속적으로 지도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2주전부터 기저귀를 채우지 않는다. 하루에 3~5번 옷에 소변을 보아도 기저귀를 차는 것보다 훨씬 교육적이다. 그러다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게 되는 일이 한 두 번 있다가 날이 바뀌면서 점점 그 횟수가 늘어나면 스스로 인식하여 화장실 사용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을 정말 오래 기다려야 한다 해도 그렇게 지도해야 한다. 보조교사와 함께 손톱만큼 조금씩 나아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한다. 앞으로도 힘은 들지만 인내심를 가지고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꾸준히 열심히 지도해 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