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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악사
ㆍ작성일
2010-10-15 (금)
ㆍ추천: 0 ㆍ조회: 2036
ㆍIP: 121.xxx.143
가을이다
가을이다.
가을 바다에 빠진 아침햇살에 눈을
뜰 수 없으니 가을이다.
“아이고 무시래이”
오남매 아침을 깨우시던 어머니의 얼굴이
내 아이의 아침을 깨우는 아이 엄마의
장탄식에 떠올라
와락 눈물이 맺히니 가을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리도 붉게 물들려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저리도 말없이 타들어갈려면.
가을이다.
갈아입은 가을 옷 주머니에
지난 가을 어느 날의 곱게 물든 낙엽과
낙엽처럼 곱게 구겨져 물든 종이와
종이에 쓰다 만 시 한구가
하루 왠종일을 슬프지게 하니 가을이다.
‘평등하지 않으니 살아 있는 법이 아니다’
라는 말에 더 이상 가슴이 뛰지도
설레지도 않으니 가을이다.
그렇게 용기도 젊음도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움 속에
빠알갛게 물들어가니 가을이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 바다에 빠진 눈부신 햇살만큼
빠알간 추억이 억수로
슬픈 계절이다.
本初
2010-10-16 08:40
선배님!
아 정말 가을이네요. 지난 무더운 여름 날 공원에 앉아 서로의 근황을 묻고 하던 때가 어저께 같은데 이젠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움 속에 빠알갛게 물들어가니 가을이다' 가 실감 납니다.
시간이 지나가는 속도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 하더니 더 늦기 전에 아니, 이 가을이 가기전에 '종이에 쓰다 만 시 한구'를 들고 대폿집에 앉아 가을 단풍이 물들어가는 것처럼 우리 얼굴에도 '막걸리단풍'이 지나가도록 촛불켜고 빌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