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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악사
ㆍ작성일
2011-02-07 (월)
ㆍ첨부#1
hkyaja02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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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2492
ㆍIP: 121.xxx.248
너는 홍콩야자인 것을
너는 홍콩야자인 것을,
그렇게도 무덥던 지난 여름의 한가운데서
유난히도 씩씩하게 푸르던 너의 모습을 보며
나는 꿈꾸었다,
수백 킬로미터를 목마름과 싸우며 견디어 온
그래서 드디어 마주한 오아시스 앞에서
물끄러미 물만 바라보다 한모금의 물도 마시지 못한 채
피식 쓰러져 죽은 아기코끼리의 흘린 눈물이
아직도 마르지 않게 감싸안을 사막의 야자를.
이런 나의 시선이, 나의 숨결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너는 홍콩야자인 것을.
시름시름 감추어 온 절망이었을까?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여린 잎이 채 싹을 틔우지도 못한 채
시들어 간다.
나의 우매다, 나의 욕심이다,
너 답게 아름다운 너를, 너 답게 충분히 훌륭한 너를,
가장 너 답게 살아 있는 너의 아름다움을, 너의 소중함을
알아보지 못한.
本初
2011-02-08 08:55
세상 모든 존재들에게 그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삶의 수 많은 색깔들이 언뜻보기엔 한 줄기의 빛인것 같지만
그 빛이 나타내주는 색깔은 수천 수만가지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삶을 굴절시켜주는 자기만의 프리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프리즘에서 분산되어 나온 일곱색깔무지개는 때론 아름답게 보일지라도
삶에서 직접 부딪쳐 나오는 모든 빛깔만하겠어요^^
"홍콩야자"도 선배님에게 이런 시상을 떠올리게 하는 능력을 지녔네요. 나의 댓글까지도! 쿨럭~
치료교사
2011-03-16 15:29
제 책상에도 홍콩 야자가 있는데..이렇게 시적인 느낌은 못받았어요..ㅎㅎ대단한 감성의 소유자이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