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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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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악사
작성일 2011-05-12 (목)
ㆍ추천: 0  ㆍ조회: 1808      
IP: 121.xxx.151
5월 애

 

5월 애

 

눈보다 시린 새하얀 목련이 피었다 지는 어느 봄 날,

꾸역꾸역 따라나선 청춘의 꿈들을 기차역 대합실 한 켠에 놓아두고

차마 바라볼 수조차 없는 당신의 눈을 피하여 올려다 본

찻간 천정에선 마른 물방울이 주루룩 떨어져 내리더라.

그렇게하여 떠난 내 기억속의 새하얀 봄 날,

차마 꺼내어 보지도 못한 말들이 가슴속 하얀 먼지가 되어

겨울은 그렇게 묻었다.

 

누군가 물어볼까봐 말문을 닫아걸고

이미 잔잔해진 심장 저 너머 화석이 되어버린 너조차

언제 터져버릴지 모르는 화산처럼 어둠속에 가두고

이번엔 네가 아닌 내가 꾸역꾸역

열차역 대합실 한 켠으로 돌아와 두리번

주위를 살핀다.

봄은 또 그렇게 나를 맞는다.

 

누군가 나를 알아볼까봐 나이든 분장을 하고 머리엔 염색을 하고

이미 익숙해져 버린 짐짓 가식의 시선조차 한 번 더

웃음으로 리허설을 한다.

 

아직 채 봉인되지 못한 하얀 흔적들을 간신히 피하여 돌아서면

우두커니 멈추어 서버린 시간 앞에

이제는 내가 너처럼 하얀 흔적이 되어 서있다.

봄은 또 그렇게 나를 묻는다.

 

 

*애 : 腸(창자), 肝(간)

 


 


 


 

 

       
이름아이콘 특수교육
2011-05-12 09:08
EBAAA9EBA0A8.jpg(66KB)  



4월과 5월은 너무 눈부시고 아름다워 가슴이 아픕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같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간은 늘 흘러가고 시간이 흘러가는한 아픔도 사랑도

모두 본래자리로 돌아가겠지요.

마치 아름다운 목련꽃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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