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 장 장애발생 고위험 환경

11.1 생태학적인 발달적 측면

조기중재(Early Intervention)나 유아특수교육(Early Childhood Special Education)에 있어 위험(Risk)이란 영?유아의 정상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곤란이나 장애물을 의미한다(Kopp ＆ Mclntosh, 1997). 한편 아동발달적 측면에 특별한 관심을 지닌 대부분 발달론자들은 유아가 다운증과 같은 생물학적 요인이나 극심한 빈곤환경과 같은 사회, 가정적 상황에 노출되어 발달이 저해될 위험이 있을 때는 이를 단순한 위험이라기보다는 고위험(high risk)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따라서 위험환경이나 고위험환경이라는 용어가 실제상에 있어서는 특별히 구분되어 사용하기보다는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선택되어 질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이라는 용어는 사회적 변인과 물리적 변인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생태학적 발달개념이다. 이 두 변수들은 어린 아동들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호 의존적 관계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어느 특정 환경의 영향만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정환경의 경우에도 직접적이거나 혹은 간접적 영향권으로 구분될 수 있다(Parke, Power, ＆ Gottman, 1978). 직접적인 영향은 사회적 동인이나 물리적인 사건이 직접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은 어린 아동에게 직접 관계하게 된다. 반면, 간접적인 영향은 동인이나 물리적 사건들이 다른 사람이나 대상의 중재를 통해 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포괄적 의미의 환경에서 영?유아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1차적으로 가정내 환경이 될 것이다.

최근 영?유아들을 위한 가정 밖의 개별 보육 시설 환경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환경은 아동의 초기 사회성 발달과 인지 발달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장으로 남아 있다. 가정이 아동에게 제공하는 초기 사회적 환경과 물리적 환경은 아동 후기의 사회성 및 인지 발달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정의 사회적인 면과 물리적 측면에는 차이가 있다 할지라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사실, 유아기의 물리적 환경에 대한 접근의 정도와 유아에게 유익한 환경자체는 사회적 통제하에 있게 된다. 말하자면, 물리적 세계는 아동 환경에 포함되는 인적구성원인 부모에 의해 또 다른 2차적 체계인 사회적 제도로 중재되기 쉽다.

우선 영?유아들의 발달을 좌우하는 두드러진 자극원으로서의 가정환경을 살펴보면 다음 두 가지 형태의 모델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영?유아에게 직접영향을 끼치는 직접자극환경모델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1. 직접적인 사회적 영향의 범위

           a. 성인(어머니, 아버지, 기타 가족들)↔영?유아

           b. 형제(또래포함)↔영?유아

        2. 직접적인 물리적 영향의 범위

           a. 장난감↔영?유아

           b. 관련환경 구성↔영?유아

           c. 소음↔영?유아

두 번째는 간접자극환경모델이며 이에 따른 내용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1. 간접적인 사회적 영향

           a. 성인1↔성인2↔영?유아

           b. 형제1↔형제2↔영?유아

           c. 성인↔형제↔영?유아

           d. 형제↔성인↔영?유아

        2. 간접적인 물리적 영향

           a. 장난감↔소음↔영?유아

           b. 소음↔장난감↔영?유아

        3. 간접적인 복합성 영향

          (사회적 물리적 영향의 혼합)

           a. 성인↔장난감↔영?유아

           b. 형제↔장난감↔영?유아

           c. 장난감↔형제↔영?유아

           d. 장난감↔성인↔영?유아

 위에 제시된 두 가지 형태의 가정 내 자극환경모델은 먼저 사회적 구성원이 되는 식구들에 의해 직접적으로 제공되는 사회적 자극과 장난감과 같은 물리적 요건들에 의한 직접 자극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직접적인 사회?물리적 환경이 또 다른 환경 개체의 개입이나 행동조정에 의해 조정되는 간접영향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의 양이나, 형태, 그리고 질적 내용은 영?유아들의 사회성이나 인지적 발달에 더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만약에 가정내 환경적 요소가 고위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특히 영?유아들의 정서, 사회성이나 인지발달에 치명적인 장애가 초래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된 가정환경자극원을 아동에게 가장 근접한 환경요인으로 하는 예는 이러한 근접 환경을 중심으로 고위험 요인도 세분화 할 수 있음을 뜻한다. 실제 브로펜 브래너와 모리스(Bronfenbrenner ＆ Morris, 1988)는 태어나는 아동을 중심으로 하여 유아발달에 관련된 가장 인접 영향권으로부터 가장 먼 영향권을 아래 [그림 11-1]에서와 같이 생태학적 체계로 구분하고 있다.

[그림 11-1] 생태학적 발달영향 체계

위 그림에서 말하는 아동자신의 요인은 아동의 연령, 성별, 건강상태, 효능성 등이 된다. 다음 아동자신으로부터 가장 인접한 영향권인 미세체계(Microsystem)는 아동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환경체계로서, 가족구성원들과 또래, 교사, 이웃의 놀이환경, 건강유지를 위한 제도 등이 포함된다. 다음 아동자신으로부터 좀더 멀리 떨어진 외계체계(Exosystem)는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이기는 하나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영향권으로서, 부모의 일터나, 부모의 직장동료나 친구, 혹은 사회적 지지 체계 등이 포함된다. 다음 마지막으로 거시체계(Macrosystem)는 아동을 둘러싼 환경가운데 가장 먼 곳에 위치하고는 있으나, 아동이 속한 문화권의 이념이나, 도덕적 기준이나 태도, 신념 등을 포함하는 거대체계를 의미한다. 이상에서 제안된 생태학적 발달체계에 따라 유아의 행동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고위험 요인들과 이와 관련된 완화 중재 요인들을 캠벨(Campbell, 1990)의 연구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 <표 11-1>과 같다.

<표 11-1>

유아기 행동문제 관련 고위험요인 및 완화중재요인

고위험 요인	완화중재요인
1. 아동자신의 특성적 측면
-생물학적 고위험  (저체중출생, 감각운동결함, 유전적  발달지체 등) -조급, 안달함 -언어지체 -사회적 대인관계의 무관심 -인지적 지체 -사회성 기능결함	-건강한 신체유지 -외부스트레스에 대한 유연성 -인지, 언어기능 함양 -적응적 기질 함양 -좌절기준의 상향 -사회규준 및 관습에 대한 각성 -자기통제 기능의 향상
2. 미세체계의 부모양육 기능적 측면
-둔감한 반응 -유아가 필요시에 성인의 부재 -소극적 내지 부정적 정서의 개입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허용적임 -유아 발달에 대한 부모의 부적절한 기대감	-지지적 형제관계 유지 -동생에게 민감한 손위형제의 존재 -부모양육훈련 중재실시

3. 미세체계의 가정환경 및 가족적 측면
-편부 혹은 편모 -협소한 생활공간 -무질서한 하루생활 -집안에서의 잦은 언쟁 -제한된 심리적 지지자원	-양육과 관련하여 성인을 여러 방향으로 가까이함 -긍정적 경험의 증가 -주간보육센터 등의 가정외 환경으로 유아를 이동함
4. 외계체계적 변인들
-경제적 불안정 -공식?비공식 지지자원의 제한성 -이웃한 아동보육시설의 제한성	-경제적 기회의 확대 -직업준비 기능의 보육 -가족 및 아동중재 기회의 이용
5. 거시체계적 변인들
-아동학대에 대한 문화적 지지여부 -국가 경제의 침체 -일하는 주부들에 대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미미한 배려	-정부차원의 건강 및 사회적 지지자원의 확보 -아동복지를 목적으로 한 입법제정

11.2 부모와 유아간 상호작용적 영향

11.2.1 유아 자신에 의한 상호작용 영향

부모와 유아간의 영향은 양방향의 상호작용적이라고 가정한다. 즉 유아나 부모는 각자 능동적인 파트너이며 각자가 서로의 관계형성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변화시킬 수 있다(Sameroff ＆ Chandler, 1975). 부모는 유아의 다양한 특성에 도전해 융통성 있게 적극적으로 적절히 반응할 수 있지만, 일부 영아는 그들의 생물학적인 특성 때문에 돌보기가 더 힘들고 더 복잡한 관계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기질적으로 다루기 어려운 유아는 물론 조산아도 흔히 다루기 힘든 경우에 속한다.

유아의 기질적 문제에 대한 심층 연구를 보면(Thomas ＆ Chess, 1977) 많이 설치고 강한 정서적 반응을 보이며 생물학적 패턴에 리듬이 없는 불유쾌한 특성관련 증후군을 기질적인 어려움으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기질적으로 어려운 유아가 부모와의 관계에 나쁘게 영향을 미치리라 가정하는 것이 이치에 합당하지만 유아의 기질과 부모의 행동사이에 직접적인 인과적 관계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Bates, 1987). 인과적 관계 규정의 어려움은 기질측정의 대다수가 어머니의 보고에 의존함으로써, 자칫 어머니 자신의 개성에 기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머니의 유아에 대한 지각이 유아가 출생하기 이전에 어머니가 갖고 있는 성격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Heinicke, 1984). 더구나 아동의 기질과 후일의 부모 행동간의 어떤 연관은 유아의 기질이 어머니 행동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어머니 행동의 결과인 경우도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유아의 불복종, 분노, 자신감의 결여 같은 것은 타고난 기질이라기보다는 어머니의 행동과 탓돌리기의 결과에 관련될 수 있다. 물론 어떤 심층적 연구들은 객관적인 관찰자에 의해 평가된 신생아의 성격과 이후에 전개되는 부모-아동의 관계 사이에는 어떤 미약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즉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성격은 다른 위기요소가 부모에게 부딪히지 않는 한 관계를 변화시키거나 발달유형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한 연구를 살펴보면(Crockenberg, 1986) 12개월 때에 어머니가 유아에게 둔감해지는 경향이 커지는 것은 부모의 부정적인 태도와 신생아의 증가된 성가심의 두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난다. 유아의 성가심에 대해 어머니가 사회적인 지원을 거의 못 받을 때는 이후에 불안정한 애착의 결과로 끝날 수 있다. 십대 모가 자신이 아동기에 거부를 경험했고 아기 출산후 자신의 파트너로부터 거의 지지를 못 받을 때 아동의 성가심과는 상관없이 벌을 많이 주는 양육을 하는 경향이 있었고 그들의 아이는 더 많이 화내고 불복종적이었다. 게다가 만약 아동이 3개월 때 성가시면 특히 불리한 양육을 받기 쉽고, 똑같은 종류의 양육을 받은 좀 덜 성가신 유아보다 더 많이 화내고 불복종하고 자신감이 없었다(Crockenberg, 1987). 비록 부모-유아의 관계의 발전은 복잡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아동의 기질적 특성에 따라 불리한 상황에 노출될 확률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해 준다.

11.2.2 부모 자신에 의한 상호작용 영향

부모로 인한 유아의 발달장애 위기는 아동양육관련 지식의 결여로부터 정서적 감정의 변화와 유아에 대한 반응적 판단의 결여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게 연계된다. 위기 상황은 일시적일 수도 있고 경하거나 심할 수 있다. 위기의 상황이 단순하더라도 특히 그 위기 상황이 지속될 때는 전형적으로 불리한 복합적인 요소들을 포함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십대 모는 양육 지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가난하고 잘 교육받지 못했으며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고 자신의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보다 많은 갈등을 겪는다. 또한 남편을 안정감 있게 지지하지 못하고 아이의 요구보다 다른 요구들을 우선 순위에 놓는다(Klerman, 1986). 이 경우에는 결합된 위기요소들이 이미 밝혀진 주요한 위기 상황과 마찬가지로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질 수 있다.

우선 부모의 아동양육의 심각한 위기를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보면, 우울증에 빠진 부모와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이다. 일반적으로 이 두 집단의 부모는 쉽게 조기 중재 프로그램의 특정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기 때문에 유아에게 주는 피해가 증폭될 수도 있다. 조기중재 프로그램은 전통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족의 유아나, 조산이나 생물학적 결함으로 인해 발달장애가 되기 쉬운 유아의 인지적 수행을 촉진시키는 데 강조점을 둔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울증에 빠지고 학대하는 부모의 양육형태가 심리병리학적으로 대를 이어 전염되기 쉬운 악순환을 깨기 위한 예방적 중재 전략의 필요성이 강조되기도 한다.

?우울증 부모

우울증 부모의 정서적 장애가 유아를 발달장애라는 큰 위기로 몰아 넣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가족에게서는, 특히 조울증이 있는 부모의 경우(Scarr ＆ Kidd, 1983), 뚜렷한 유전적인 성향에 상관없이 부모와 유아의 역기능적 관계가 초래된다면 다른 기질적인 취약성으로 부각된다. 비임상적 표집연구(Field, 1987)에서 산후 우울증의 증상을 보인 어머니들을 연구한 결과 이들의 유아는 우울증이 없는 어머니의 유아보다 자발적인 상호작용에서 덜 정적으로 행동했으며, “우울한” 상태를 가장하여 상호작용을 시도한 동안에도 거의 행동상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우울증이 없는 어머니의 유아는 “우울한” 상태를 가장한 때에 보다 정적인 상호작용을 회복하기 위해 시도하거나, 괴로워하거나, 눈길을 돌리거나, 저항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 후자의 발견은 이전에 행해진 정상적인 어머니와 유아관련 연구결과와 일치한다(Cohn ＆ Tronick, 1983).

일반적으로 유아의 어머니가 우울증이 있는 경우, 유아의 행동과 정서는 그들 어머니의 행동과 정서를 거울에 반사시킨 것과 같다. 우울증이 있는 어머니는 자발적인 상호작용에서 별 감정을 보이지 않았고 그들의 유아에 대해 응답적인 반응을 적게 보일 뿐만 아니라 활동수준도 낮았다. 즉, 이들은 자녀인 유아를 덜 모방했고 게임놀이에 적게 가담했고 중립적인 얼굴표정을 많이 지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아를 쳐다보거나 말을 거는 데 있어서는 비교 집단과 같았다(Field, 1987). 또한 우울증이 있는 어머니는 자발적인 상호작용에서 덜 활동적이었고 만족스런 표정을 적게 보였고 보다 성가시게 굴었다.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의 신생아는 브래즐톤 신생아 행동 사정 척도(the Brazelton Neonaral Behavioral Assessment Scale)로 사정한 바에 의하면 출생 시에 활동수준이 떨어졌고 사회적 자극에 덜 반응적임이 밝혀졌다(Field et al., 1985). 신생아 반응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우울증이 유전적으로 전해졌음을 나타내거나 임신기간 중 높은 스트레스의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어느 한쪽 부모가 우울증이란 정신병리적 문제를 지니고 있을 때는 유아나 걸음마를 시작한 영아가 정서적 장애, 불안정한 애착, 낮은 지적수행과 같은 발달장애에 대한 고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아동학대 부모

다음으로 언급될 수 있는 고위험 요소는 아동학대와 관련된다.

아동학대란 아동을 보호하는 부모양육의 기본적 기능의 와해를 의미한다. 아동학대는 각 문화권마다 양상이나 해석범위가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 체벌이나 적절한 음식, 의료적 보호와 어른의 감독을 제공하지 않는 소홀함, 임신중의 불법적인 약물을 어머니가 사용하는 것 등을 학대에 포함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여러 형태의 학대가 어떤 형태로 유아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가를 알아보아야 하겠지만 신체적 상해, 정서적 학대, 신체적 소홀함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학대의 유형을 한가지로 상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학대받는 유아는 또한 의료적 보호를 잘 받지 못하므로 면역이 결여되어 있고 질병에 대해 비정상적 치료를 받기 쉽다. 더욱이 부적절한 영양과 빈혈문제, 부모가 유아의 신체적 보호를 소홀히 함으로 인한 건강상태의 악화 등이 있을 수 있다.

빈곤한 환경, 만성적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는 것, 사회적 지원의 결여와 같은 열악한 생활 환경이 부모의 심리적인 자원을 고갈시켜 아동을 공격하거나 소홀히 하는 일도 발생한다(Parke ＆ Tinsley, 1987). 그러나 매우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대부분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를 비교했을 때 부모 자신이 어린 시절에 난폭했거나 또 배우자간에 폭력을 경험했거나, 소속된 단체가 없는 등 만족스런 사회적 지지를 갖지 못했을 때 자녀를 학대하는 경향이 높았다(Straus, 1980).

한 조사연구는 자녀를 학대하는 많은 부모가 자신들도 아동기에 학대받았다고 보고하고 있고(Rutter ＆ Quinton, 1984), 어린 시절의 불행이 없었다면 부모는 자녀양육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는다고 결론 지었다. 즉,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는 그들 자신이 아동기에 양육되었던 방법에 의해 예측할만한 아동과의 상호작용 유형을 따르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왜 어떤 가족은 세대를 걸쳐 학대를 재현하는가 하면 어떤 가족은 그렇지 않은가와 학대하는 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들 중 일부는 학대하는 부모가 되는가 하면 다른 형제는 그렇지 않은가는 여전히 설명되어야 할 부분으로 남아있다.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의 인성적 특성에 관한 문헌(Parke ＆ Collmer, 1975)에 의하면 일련의 일관성 있는 분명하고 독특한 특성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자녀를 학대한 아버지에 관한 문헌의 검토는 비슷한 행위를 저지른 어머니의 인성 프로파일과의 유사성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적 고립, 결혼에의 부적응,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 낮은 자존감과 학대받았던 역사가 어머니의 아동학대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에 의한 아동 학대를 결정짓는 중요한 결정인자로 보고되고 있다(Tyler, 1986).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는 흔히 일탈된 부모로서의 행동과 감정을 보인다는 상당한 증거를 찾을 수 있다. 학대성 어머니는 우는 유아를 담은 비디오테이프 시청에 의한 반응에서 보다 많은 분노와 짜증을 나타내는가 하면 동정심을 적게 표현했고 여러 감정 상태를 반영하는 유아의 슬라이드를 보고 난 후에도 감정표현을 잘못 판별하는 경향이 많았다(Kropp ＆ Haynes, 1987). 물론 조산이나, 미성숙, 까다로운 기질과 같은 유아의 조건들이 유아 스스로의 학대를 자초하는 경향이 있다는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러나 부모-유아의 관계는 복잡하다. 부모는 보호자, 생물학적인 조정자, 애정의 대상, 교사, 환경 탐색에 대한 중재자 등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동시에 부모는 가족내외에서 경쟁적이고 지지적인 관계를 다루어야 한다. 이러한 관계는 힘이 들며 책임이 무겁지만, 부모와 유아의 직관적인 능력에 의해 성공으로 바뀔 수 있다. 발달장애 위험이 있는 유아들에 대한 정상발달의 기회는 지역사회가 조기중재 및 적절한 의료적 보호와 아동보호를 제공할 때 증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