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언덕 너머 거리엔
‘한참 동안을 찾아가지 않은 저 언덕 너머거리엔
오래전 그 모습 그대로 넌 서 있을 것 같아‘
불끄진 책상앞에서 한참 동안을 눈을 감고 있다.
2만 5천원이 없어 그룹리더에게 빌려주길 청하였으나
그 또한 단돈 그 돈이 없어 빌리지 못하고 그 날,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요절한 어느 천재 가수와
천재 작곡가의 슬픔과 회환의 눈물이 떠올라서가 아니다.
‘한참 동안을 찾아가지 않은 저 언덕 너머거리엔’
무엇이 있을까? 그에겐, 또 나에겐.
이 말이 수 천 번 아니, 수 만 번을 뇌리를 맴돌고
한 장면이 아니 수만 장면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마치, 동화속 그림으로, 앨범속 흑백사진으로,
영화속 생생한 장면이 되어.
눈을 떠면 저 언덕 너머거리가 아닌 세상이 있다.
반기든 반기지 않든 나는 지금 그곳의 사람이고
눈을 감으면 만날 수 있는 저 언덕 너머의 사람들이 있다.
촉촉한 가슴이 아닌 마른 가슴으로 저들을 만나야 하고
무언의 교감이 아닌 허튼 말이라도 하여야 하고
때론 변명이라도 진지하게 늘어놓아야 한다.
나는 또 눈을 뜨고 세상과 마주한다.
애초에 무사가 아닌 악사였으니 웃으며 노래를 하고
가끔씩 저 언덕 너머가 그리워지면
불끄진 책상앞에서 눈을 감으면 그만이다.
‘암자 바로 밑 팔각정 벤취에 두 친구가 앉아 있다.
벌써 두 시간째 서로 아무 말이 없다.
가끔씩 서로 눈빛으로 씨익 웃을 뿐이다.
마치 살아온 인생을 다 얘기한 듯‘
저 언덕 너머 거리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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