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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악사
ㆍ작성일
2011-08-04 (목)
ㆍ추천: 0 ㆍ조회: 1990
ㆍIP: 121.xxx.133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계절처럼 가꾸어 낼 저력
눈으로 보이는 마음이 전부가 아님을 알 연륜임에도 오늘도 보이는 것에 기뻐하고 좌절한다. 수천 년을 흘러온 강바닥을 파헤치며 강을 살리겠다는 우리들, 어젯밤 토라져 누운 아내의 마음을, 오늘 아침 시무룩해져 학원을 향하는 아이의 마음은 알지 못한다. 양철조각 같은 우리네 마음을 나무라듯, 시원스런 채찍처럼 한줄기 소나기가 퍼부우면 하늘을 원망하는 가난한 자의 누추한 방 앞에 빗물이 넘실되고, 마치 괘씸죄라도 걸린 듯 10년 세간이 발목에 잠긴다. 그저 허탈한 웃음밖에 지을 수 없는 소심한 표정에 분노처럼 눈물이 흐르고, 어쩌다 무너진 부잣집 비단정원의 모퉁이에 매달린 세상시선에 또 한 번 좌절한다. 나를 닮은 슬픔은 오래토록 나를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슬프고, 나를 닮은 이별은 딱정처럼 가슴에 무덤으로 남을 것이기에 슬프다. 눈으로 보이는 마음이 전부가 아님을 알기에 보이는 것보다 더 슬퍼지고, 보이는 것보다 더 분노가 인다. 언젠간 이런 시간조차 그리워질 날이 있겠지.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계절처럼 다가올 가을.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계절처럼 가꾸어 낼 저력.
특수교육
2011-08-18 11:57
글 참 좋습니다.
단어 하나 하나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무더운 여름 탈 없이 잘 지내세요.^^